언제 다시 보아도 재미있는 영화들이 있다. 그런 영화들을 꺼내 때때로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는 하는데 봄이 다가올 때즈음 마음을 간질이는 영화를 보고 싶다면 주저없이 꺼내들 영화가 바로 '플립'이다. 겨울 내내 마르고 얼었던 마음을 순식간에 녹여낼 이야기가 펼쳐진다.
엇갈린 짝사랑의 행방
영화 '플립'은 2010 미국에서 개봉한 로맨스 영화이다. 동명의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영화화 했다. 원작소설의 배경은 2000년대이지만 영화에서는 1960년대로 변경했다. 조금 특이하지만 천진난만한 소녀 줄리 베이커는 어느 날 옆집으로 이사 온 브라이스 로스키를 보고 첫눈에 반해버린다. 이후 줄리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브라이스를 향한 사랑을 드러내지만 브라이스는 그런 줄리가 부담스럽기만 하다. 그렇게 6년이 지난 현재, 줄리의 짝사랑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아직도 줄리에게 브라이스는 환상 속의 왕자님이다. 그녀는 브라이스의 눈동자에 사랑을 느끼고 그의 향기를 킁킁 소리를 내며 맡는다. 브라이스의 소원은 그런 줄리의 관심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일은 영원히 일어나지 않을 것만 같다. 그러던 어느 날 줄리에게 일이 일어난다. 줄리가 늘 타고 올라가 경치를 바라보곤 하던 커다란 플라타나스 나무가 잘릴 위기에 처하게 된다. 줄리는 나무 위로 올라가 버티며 브라이스에게도 도움을 요청하지만 학교를 빠질 수 없었던 브라이스는 그를 외면한다. 그렇게 줄리가 사랑하던 나무가 사라지고 슬픔에 빠진 줄리의 관심은 브라이스에게서 멀어진다. 원하던 일이 이루어졌는데 오히려 줄리가 신경 쓰이는 브라이스, 그러나 여전히 그녀에게 다가가지는 않는다. 아버지의 위로로 기운을 차린 줄리는 다시 브라이스에게 관심을 보이고 과학 경시 대회에서 부화를 성공시켜 키운 닭에게서 얻은 달걀을 가져다 주기 시작한다. 그러나 닭을 키운 마당이 더럽다는 이유로 브라이스는 달걀을 버리게 되고 줄리에게 들키게 된다. 그 이후로 브라이스을 향한 줄리의 마음은 점점 식고 모종의 일을 기점으로 완전히 돌아서게 된다. 더 이상 자신에게 화를 내지 않는 줄리를 보며 브라이스는 깨닫는다. 줄리에게 자신이 더 이상 화를 낼 만큼 중요하지 않은 인물이 되었다는 것을. 이때부터 줄리를 향한 브라이스의 짝사랑이 시작된다.
리뷰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따뜻한 색감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그려낸다. 조금 독특하지만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똑부러지게 표현할 수 있는 소녀 줄리와 그런 줄리를 부담스러워 하는 소년 브라이스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풋풋한 소녀, 소년의 짝사랑을 그린 영화는 누군가를 좋아하면 어떻게 변화하게 되는지 잘 그려냈다. 브라이스를 완벽한 존재로만 생각했던 소녀 줄리가 어떻게 진짜 브라이스를 알아가게 되는지, 줄리를 부담스럽게만 생각했던 브라이스가 어떻게 그녀가 특별하고 찬란한 사람임을 깨닫게 되는지, 두 사람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영화는 전반부에는 줄리의 시점으로, 후반부에는 브라이스의 시점으로 진행되며 두 사람의 마음 뿐 아니라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두 사람의 감정에 영향을 주는지 잘 그려내고 있다. 2000년대를 배경으로 한 원작과 달리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해서 그 시절의 사람들의 편견 등을 아주 잘 보여주기도 한다. 특히 브라이스의 아버지는 줄리네 가족을 무시하고 미워한다. 편견으로 가득 찬 시선을 보내는 브라이스의 가족들과 친구들은 현재의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나 역시 그런 시선으로 타인을 바라보지는 않는지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언뜻보면 풋풋한 사랑이야기지만 결국에는 사람을 이해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이야기, 플립의 순수하고 천진한 이야기가 마음을 울린다.
출연 배우들의 근황
플립의 두 주인공, 줄리 베이커 역에는 매들린 캐롤이 맡았으며 아역은 모건 릴리가 맡았다. 브라이스 로스키역에는 콜런 맥올리프가 아역은 라이언 케츠너가 맡았다. 매들린 캐롤은 1996년 3월 18일 미국 출생으로 'When A Stanger Calls'라는 영화로 데뷔한 후 본즈앤을, 스파이 넥스트 도어, 아이 캔 온리 이매진 등에 출연하다가 플립에서 주연을 맡으며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그렇지만 이후 드라마 NCIS의 단역 라이 투미의 사만사 버치 역을 맡은 후 작품활동이 없다. 현재 각본가로 활동하고 있다. 어린 줄리 베이커를 연기한 모건 릴리는 이후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에서 어린 미스틱을 연기했다.이후 스틱스 앤 스톤즈, 엑스맨 : 데이즈 오브 퓨처패스트, 쿠티스, 뷰티풀 걸, 조 벨 등에 출연하며 꾸준히 연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브라이스 로스키 역을 맡은 콜런 맥올리프는 1995년 호주 출신의 배우로 프란스와 샤를로 데뷔 후 플립, 아이 엠 넘버 포 등의 주연을 맡았고 위대한 개츠비, 카이트,해커, 힘&허 등의 작품에 출연하였으나 2017년 로봇 오버로드 이후 활동이 뜸하다. 마지막으로 어린 브라이스 역을 맡은 라이언 케츠너는 플립 이후 활동이 없다. 플립 안에서 반짝반짝 빛나던 배우들이 활동이 뜸해 아쉬운 마음이 든다. 출연한 모두가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만큼 할리우드에서 조금 더 활약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언희의 관람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드라마 '중쇄를 찍자!' 우리가 모르는 출판 만화의 세계 (0) | 2023.03.08 |
---|---|
드라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 상처없이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0) | 2023.02.28 |
영화 '에놀라 홈즈 1, 2' 세계관, 캐릭터, 매력적인 배우들 (0) | 2023.02.24 |
영화 '12인의 노한 사람들' 고전 명작의 힘, 국내외 평가, 감상평 (0) | 2023.02.23 |
드라마 '아일랜드' 원작과의 차이점 , 한계점, 시청자반응 (0) | 2023.02.20 |
댓글